고2, 곧 열아홉. '어른'이라는 단어가 바로 눈앞에 다가온 것 같아 무겁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시기죠. 남들은 다 무언가를 향해 척척 나아가는 것 같은데, 나만 제자리에 멈춰 서서 어른이 될 준비가 하나도 안 된 것 같고... 그런 생각에 마음이 복잡할 거예요.
질문자님, 그런 생각은 절대 질문자님만 하는 게 아니에요.
사실 스무 살이 넘고, 서른이 되어도 여전히 '내가 어른이 맞나?' '나이에 비해 어린 것 같아'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답니다. '어른'이 된다는 건, 마치 게임에서 레벨업하듯 어느 날 갑자기 '짠!'하고 모든 걸 잘하고, 마음이 단단해지고, 미래에 대한 걱정이 싹 사라지는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.
1. '어른'은 그냥 '오늘을 사는 나'의 연속이에요.
스무 살이 된다고 해서 갑자기 '뭐해먹고 살지?'에 대한 정답을 아는 게 아니에요. 오히려 그때부터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, 이것저것 부딪혀보면서 찾아가는 과정이 시작되는 거죠. 다들 처음 가보는 길이라 서툴고, 넘어지고, 무서워하면서도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내요. 그게 우리가 말하는 '어른'의 진짜 모습일 수 있어요.
2. 불안하고 흔들렸던 시간은 '그대로'가 아니에요.
어려서부터 마음이 불안하고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고 했죠. 그런 힘든 마음을 안고도, 질문자님은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잘 버텨왔어요. 그 시간들이 결코 '속절없이 흐른' 게 아니에요. 그 불안함 속에서 '나는 단단해지고 싶다'고 바랐고, '어떻게 살아야 하나' 고민했잖아요. 그 고민의 깊이만큼 질문자님은 이미 자라고 있는 거예요.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죠.
3. '젊음'은 유일한 무기가 아니에요.
지금은 가진 게 젊음밖에 없는 것 같아 초조하겠지만, 시간은 질문자님에게서 젊음만 가져가는 게 아니에요. 대신 '경험'과 '지혜', 그리고 '나에 대한 이해'를 선물로 준답니다.
나중에 늙게 되면 볼품없어질까 봐 무섭다고 했죠.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. 주름이 깊지만 눈빛이 따뜻하고 현명한 어른들,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분들을 보면 '볼품없다'는 생각보다 '멋지다'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? 질문자님도 그 시간을 통과하며 질문자님만의 멋을 가진 사람이 될 거예요.
네버랜드는 없지만, '오늘'은 있어요.
지금 당장 완벽한 어른이 될 준비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.
'커서 뭐해먹고 살지'에 대한 답을 지금 꼭 찾지 않아도 돼요.
대신, 오늘은 질문자님이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, 맛있는 걸 먹거나, 혹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면서 '오늘 하루도 애썼다'고 스스로를 다독여주는 건 어떨까요?
'나는 왜 이럴까' 자책하기보다는, '아, 내가 지금 많이 불안하구나' 하고 그 마음을 그냥 알아봐 주세요.
질문자님은 지금까지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해왔고, 질문자님이 모르는 질문자님만의 단단함이 분명히 있어요. 너무 겁먹지 말아요.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.
진심으로 응원할게요.